손훈모 시장, ‘노관규 없는 노관규 정책’으로 비전 선포 한계점 드러내!
- - 민선 9기 비전 선포식, 독창적 전략 없이 전임 노관규 시정 사업 늘어놓기 수준
- - ‘84만 메가시티’·‘5대 성장축’ 화려한 수식어 속 실질적 신규 아젠다 부재
- - 철학과 방향성 상실한 ‘노관규 없는 노관규 정책’… 구체적 실천표 제시해야

8일 민선 9기 손훈모 순천시장이 부읍성남문터 광장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함께 여는 더 큰 순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미래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경제·도시·생태 3대 성장전략과 5대 성장축을 통해 전남 동부권 84만 메가시티 중심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거창한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비전 선포식은 ‘미래경제도시’라는 거창한 구호가 무색할 만큼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제시된 청사진의 알맹이를 들여다보면 손 시장 고유의 시정 철학이나 독창적인 미래 전략은 찾아보기 힘들고, 전임 노관규 시장 재임 시절 이미 틀을 잡았거나 추진 중이던 사업들을 이름만 바꾸어 재탕·삼탕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생태와 첨단산업’… 노관규가 깔아놓은 판 위에서 숟가락만 얹나
손 시장이 미래 신산업으로 강조한 방산·우주, 이차전지, 그린바이오, 제조업의 AI 전환(AX) 등은 이미 민선 8기 노관규 시정에서 순천의 10년 먹거리로 판을 짜놓은 사업들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스페이스 허브 유치를 시작으로 우주항공 및 이차전지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외쳤던 전임 시장의 프레임을 단어 몇 개만 바꿔 그대로 들고 나온 셈이다.
생태 및 관광 전략 역시 다르지 않다. 순천만과 동천을 잇는 도심 생태축을 용계산과 여자만으로 확장하고, 여자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과 산림웰니스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은 민선 8기가 수년간 공들여온 핵심 프로젝트의 복사판이다. 문화관광 고도화 정책으로 제시된 MICE 산업과 체류형 관광, 문화콘텐츠 육성 또한 이미 노 전 시장 시절 순천시의 중점 전략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다.
■ ‘84만 메가시티’와 ‘15분 생활권’… 거창한 수식어로 감춘 독창성 부재
동부권 상생과 관련해 내세운 ‘전남 동부권 84만 메가시티’ 구상도 새로운 차원의 전략이라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여수·순천·광양을 잇는 광역 교통망 확충이나 상생 협력은 노관규 전 시장이 ‘남해안 해양관광 거점도시’ 및 ‘동부권 중심도시’를 강조하며 추진했던 광역 행정의 연장선일 뿐이다.
명칭만 ‘메가시티’로 바꿨을 뿐, 정책적 진전이나 차별화된 통섭 전략은 찾아볼 수 없다고 정치권은 지적하고 있다.
그나마 손 시장 측이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시민주권담당관 신설’과 ‘15분 생활권’, ‘사회연대경제’ 등은 전국 지자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 행정 용어의 조합에 불과하다. 도시의 체질을 바꾸고 지역 경제를 견인할 거시적 성장 동력이라 부르기에는 구체성과 파괴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 답습을 넘어선 ‘손훈모만의 브랜드’는 어디에 있는가?
취임 100일은 단체장의 시정 철학을 증명하고 향후 4년의 명확한 지향점을 제시하는 골든타임이다.
그러나 이번 비전 선포식에서 확인된 것은 전임 시장이 구축해 놓은 굵직한 아젠다의 그림자에 갇혀 고유의 색깔을 내지 못하는 민선 9기의 한계였다. '순천SAT(자체 위성)' 개발 등 일부 생소한 단어가 등장했으나, 이 역시 거시적 경제 비전이라기보다는 단발성 이슈 끌기용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비전은 전임자의 성과를 적당히 포장해 늘어놓는 보고서가 아니다. 전임 시정의 잘된 정책을 승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시정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순천시민이 민선 9기에 기대한 것은 '전임 정책의 답습'이 아니라 순천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새로운 손훈모표 비전'이다.
손훈모 시장이 '노관규 없는 노관규 정책'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화려한 수식어로 과거 사업을 재탕하는 비전 선포식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본인만의 독창적인 정책 브랜드와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재원 조달·실행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순천독립신문 · www.sunchon123.com · 2026.10.10 인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