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선암사 뒷간 '해우소' 등 3곳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논의

국가유산청,
선암사 뒷간 '해우소' 등 3곳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논의
- 건축 시기 명확…희소성·대표성도 지녀
- 순천 선암사·영월 보덕사·합천 해인사 국일암
뒷간으로 유명한 순천 선암사 '해우소'가 국가민속문화 유산 지정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 14일 국가유산위원회 민속문화유산분과는 안동하회마을회관에서 제2차 민속문화유산분과위원회 회의를 열고 '사찰 해우소'의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을 검토했다.
‘사찰 해우소’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건으로
대상은 전남 문화유산인 '순천 선암사 측간', 강원 문화유산인 '영월 보덕사 해우소', 경남에 있는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다.
위원회는 세 해우소가 본래의 모습과 기능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어서 불교사적, 건축적, 민속적 가치가 있다고 봤다.
청측, 동사, 동정, 서정, 정랑, 측간, 뒷간, 변소 등으로 불렸던 해우소는 20세기 중반 통도사 극락암의 경봉 스님이 대변을 보는 해우소와 소변을 보는 휴급소를 구분해 팻말을 달며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행공동체의 중요한 생활문화로서 초기불교부터 해우소 사용법은 계율로 지정될 정도였다.
우리나라는 20세기 말과 21세기 초 편의와 청결을 중시하게 되고, 경작이 감소하며 2002년 월드컵이 개최되는 등의 이유로 전통 해우소는 대부분 수세식 해우소로 바뀌었다.
실제로 오늘날 사찰에서 볼 수 있는 해우소는 전통 형식으로 복원, 재현했거나, 외관은 전통이어도 내부를 현대적으로 개조한 등의 이유로 전통 해우소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건물인 만큼 건축적 가치도 인정받았다.
각각 상량대 묵서를 통해 보덕사 해우소는 1882년,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는 1910년 건립됐고, 선암사 측간은 1701년 이전 건립 후 1928년 수리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습기 배출을 위해 누하주에 느티나무를 사용하고 입지와 동선, 건축형태 등이 기능에 맞춰진 점도 그 건축사적 가치를 더하는 요소다.
![[서울=뉴시스]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 전면 (사진=국가유산위원회 제2차 민속문화유산분과 회의자료 갈무리) 2026.07.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5/newsis/20260715165659595nwwb.jpg)
세부적으로 보면 사찰의 전통 해우소는 10곳 내외만 남아 있는 한계가 있지만, 세 곳은 모두 경사지에 누각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대표성을 띤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입지는 통풍과 채광에 유리하고 분뇨의 냄새 제거와 수거에 강점이 있다.
세 해우소는 배변 칸에 문이 없고, 초기에 칸막이가 성인 가슴 정도 높이로 설치돼, 칸을 지날 때나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 서로를 볼 수 있었다. 또 배변 자세의 눈높이에 나무 창살을 내 산사의 전망을 보며 햇살과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개방형 구조다.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의 경우 후대에 칸막이를 높였지만, 오늘날도 대소변을 거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보덕사 해우소 역시 인근 사찰 소유의 밭에서 분뇨를 퇴비로 쓰고 있다.
농경사회에서 용변을 보는 곳이자 분뇨를 저장·숙성하는 공간으로서 전통 방식의 생명 순환시스템과 공동체적 기능 등 민속적 가치를 지니는 지점이다.
![[서울=뉴시스] 영월 보덕사 해우소 내부 (사진=국가유산위원회 제2차 민속문화유산분과 회의자료 갈무리) 2026.07.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5/newsis/20260715165659754cuxa.jpg)
향후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할 시, 국가유산청은 '사찰 해우소'의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에 나선다.
[뉴시스] 순천 선암사 측간 내부에 설치된 눈높이의 창살 (사진=국가유산위원회 제2차 민속문화유산분과 회의자료 갈무리)
사찰 해우소는 ‘민가 뒷간의 보편성’과 ‘사찰 뒷간의 특수성’이 결합한 건축물로, 한국의 전통 생활양식이 전승되어온 소중한 공간이자 수행공동체의 독특한 문화가 담겨 있다. 지정대상인 3곳의 해우소는 설립 시기가 분명하고 초기의 입지와 배치를 잘 유지하고 있으며,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백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채 전통 해우소의 구조와 쓰임새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와 희소성을 지녔다. 특히 복층의 구조는 환경적 측면과 분뇨를 저장ㆍ숙성시키는 기능이 뛰어나 전통 방식의 생명 순환시스템을 잘 보여주며, 두 곳은 지금까지 퇴비로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동체적 기능도 크다. 오늘날 전반적으로 전통 해우소가 소멸 과정에 있어 전형성을 유지해나가기 어려운 실정이므로, 이들 사찰 해우소의 중요성을 재평가하여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을 검토할 만하다고 판단된다.


순천독립신문 · www.sunchon123.com · 2026.10.16 인쇄